하늘나라우체국

하늘편지

엔드앤드 상조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손녀
댓글 0건 조회 126회 작성일 25-01-09 18:03

본문

할아버지 하다 못 다한 말이 많이 남아 이렇게라도 글을 씁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얘기라도 쓰다보면 제 후회나 마음이 조금 나아질까 글을 쓰는 손녀를 용서하세요
어릴 때 할아버지가 바쁜 엄마 아빠 대신 제 손 잡고 여기저기 많이 데리고 다니셨는데 이제 저도 나이를 먹다보니 그 소중했던 기억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하나 남은 기억이 있다면 다 큰 손녀 할머니집에 갔을 때 어디라도 데려가고 싶어 데리고 가셨던 바다가 생각 납니다

처음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아무 실감도 나지 않았는데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야 이제야 할아버지가 없다는 게 몸에 와닫게 느껴져요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 하고 할아버지가 같이 나가서 밥 한끼 하자고 했는데 언제까지나 계실 거 같다는 안일함으로 그 약속도 지키지 못 한 게 후회로 많이 남네요
할아버지는 제 손 잡고 어디든 많이 데리고 가주셨는데 저도 할아버지 힘드실 때 할아버지 손 잡고 어디든 같이 가볼걸 그랬어요

얼마 전에 할아버지 녹음기 때문에 할머니집 들렸던 날 그 날이 마지막이 될줄 알았으면 할 일이 좀 있더라도 이왕 간 거 할아버지랑 좀 더 얘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고 올걸 그랬어요 당연히 설에 또 뵐거니까 집에 가서 할 일 하려그랬는데 밥도 먹고 얘기도 조금만 더 나누고 아니 얘기는 못 하더라도 그냥 옆에 앉아있기라도 했어야했는데 하는 후회들만  제 가슴 속에 응어리마냥 남아있네요

26살이나 먹은 손녀가 매번 받기만 하는 거 같아 내복이라도 사드려야겠다 이제 막 선물을 생각하는 아이가 됐는데 이렇게 가시니 제 마음이 할아버지에 대한 빚으로 가득한 거 같아요
할아버지 보내드리는 날 하고 싶은 얘기도 많고 조금만 더 할아버지랑 인사 나누고 싶었는데 할아버지랑 인사 나누고 싶어하는 가족들도 너무 많고 시간도 너무 짧고 머릿 속에 이야기보다는 슬픔으로 가득 차서 제대로 하고 싶은 말도 전하지 못 했어요

부디 이 마음과 이 말들이 할아버지께 닫기를 바라며

할아버지 그동안 많이 아프시고 외로우셨을텐데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몸이 아픈 거도 몸이 아픈 거지만 마음이 허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 제일 버티기 힘들더라구요 제가 못나 그런 할아버지 마음을 알아도 모른 척 했어요 사는 데 치여 더 관심 가지고 다가가지 못 했어요 제 마음은 후회와 그리움으로 얼룩져서 너무 슬프지만 매일 밤 이름모를 자비로운 신께 기도합니다 할아버지를 좋은 곳에서 편히 쉴 수 있게 도와달라고 편안하시게 해달라고 그러니 부디 좋은 곳에 가셔서 다시 만날 날 못난 손녀를 기다려주세요 저도 저의 삶을 다 하고 가야하니  오래걸리겠지만 우리 다시 만날 날 평소처럼 우리 예쁜이 왔니? 하고 꼭 안아주세요 할아버지 

요 며칠 그 말이 잔상에 너무 많이 남아서 많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정말로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