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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랑해
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22-12-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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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평생 있어줄 거라고, 항상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라고 너무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게 생각했었어. 어린이날 때 할머니가 아파하며 병원에서 눈 감는 순간에도 난 철 없던 시절이라 웃으면서 놀기나 했더라. 할머니가 병원에 갔다는 전화를 받은 엄마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고, 같이 있던 이모한테 나랑 동생들을 봐달라는 말만 하고 아빠랑 바로 병원으로 갔던 기억이 생생해. 그게 정말 할머니의 마지막일 줄 알았으면 나도 가서 할머니랑 마지막 작별 인사도 하고, 사랑한다는 말, 고마웠다는 말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놀던 내가 그저 원망스럽기만 해. 사실 난 진짜 힘들었거든? 아무래도 네 자매 중 첫째라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담도 크고, 엄마아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봐 두렵기도 해. 근데 할머니가 있을 땐 할머니집 갔다 오면 항상 나한테 첫째라 고생이 많다고, 힘든 거 안다며 이런 저런 위로를 받고 속이 후련한 채로 집에 돌아올 수 있었어. 물론 나한테도 언젠가는 하늘나라로 가서 할머니의 곁을 평생 지킬 수 있을 날이 오겠지만, 나한테 할머니가 없는 삶은 정말 무엇보다 지옥 같거든. 할머니가 내 옆에 없다는 걸 시간이 갈수록 더 깨닫게 됐고, 할머니의 소중함을 너무 많이 느끼고 있어.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당장이라도 갈 수 있다면 할머니의 곁에 있고 싶어. 할머니! 나 오늘 장기기증 등록했어! 드라마에서 할머니들이 나오는 장면들만 보면 자연스럽게 할머니가 떠올라. 할머니를 포함해서 친할아버지까지 내 소중한 가족들이 하나 둘씩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고,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응급구조사와 소방공무원의 꿈을 가지게 됐고, 장기기증 등록까지 하게 된 것 같아. 내가 세상을 떠나게 돼도 내 신체의 일부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할 수도 있잖아? 그런 뜻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난 내 선택에 후회 없어. 그리고 할머니! 나 유기견 애기 한 마리 데려와서 키우고 싶어. 난 가족이 있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유기견 애기들은 나보다 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힘들 거라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데려와서 내가 사랑을 주고 싶어. 난 생각보다 깊고 단단하게 생각하는데, 그게 엄마아빠한테는 철없는 소리들로만 들리나봐. 아직은 내가 엄마아빠한테 신뢰가 부족하다는 뜻이겠지? 엄마아빠가 유기견 애기를 소중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데려올 수 있을 그 날까지 내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 그치? 나도 많이 노력할 건데 할머니가 조금만 도와줘.. ㅠ 유기견 얘기가 나와서 물어보는 건데, 혹시 하나는 만났어? 하나랑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줘. 내가 금방 가서 할머니 곁에서 평생 할머니 지키면서 살게! 할머니가 내 할머니여서 단 한 번도 실망한 적 없고 매 순간 뜻깊고 소중하고 행복했어! 앞으로도 평생 기억하고 사랑할게요. 사랑해 할머니 빨리 봐요 저 만나기 전까지 저 덜 힘들도록 조금만 도와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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